과거 유명 TV 프로였던 '가족 오락관'에서 25년 간 명망 있는 MC로 활동했던 허참이 지난 2월 1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나 누리꾼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향년 73세입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될 예정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971년 동양방송 '7대 가수쇼'로 데뷔한 허참은 입담이 뛰어나 '쇼쇼쇼', '도전 주부가요스타', '가요청백전', '올스타 청백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었습니다. 특히 대표작인 KBS '가족오락관'은 1984년 4월 첫 방송부터 2009년 4월 마지막 방송까지 진행했습니다.
방송인 허참의 본명은 이상룡입니다. 뽀빠이 이상용 씨와 이름이 같습니다. 허참은 올해 73세이고, 1949년 11월 30일에 태어났습니다. 허참은 부산에서 태어나 영남상업고등학교, 동아대학교 경영학부, 중앙대학교 국제경영대학원을 졸업했습니다. 가족으로는 아들 하나와 딸 셋이 있습니다.
허참은 영남상고 졸업 후 군에 입대하여 이등병 시절 군 웅변대회에서 1등을 하는 등 재능을 보여 문화선전대요원으로 발탁되어 군 생활 내내 위문공연 MC로 활동하게 되면서 연예계에 진출하였습니다. 이후 허참은 1973년 제대 후 방송계로 나오고 싶어 중구 정동 문화방송(MBC) 인근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던 친구 집에서 채소와 생선 배달 등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대 친구와 함께 종로에 간 허참은 이후 MBC 야간 디스크쇼를 진행하던 이종환이 운영하는 통기타 라이브 클럽 쉘부르에 들렀다가 통기타 그룹 쉐그린 공연이 끝난 뒤 행운권 추첨에 당첨돼 무대에 올라가게 되었는데, 문선대 MC 3년 경력을 살려 전혀 떨지 않고 오히려 뻔뻔하게 보일 정도로 입담을 과시했고 이에 쉐그린 멤버가 허참의 말솜씨에 감탄하여 이름을 묻자 그는 "아.. 기억이 안 납니다"라며 능청을 떨었습니다. "허 참, 자기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라는 면박에 "아, 맞다, 내 이름은 허참이다"며 재치 있게 답했고 클럽 내 모든 사람들을 향해 웃음을 터뜨렸는데, 이 때문에 부산 청년 이상룡이 허참이라는 예명을 쓰게 된 것입니다.
허참의 재능을 알아본 이종환은 그를 쉘부르 MC 겸 DJ로 기용해 이후 명성이 높아졌고, 허참쇼라는 자신만의 쇼를 열면서 매번 쉘부르 티켓이 바닥날 정도로 유명해졌습니다. 1974년 MBC PD와 DJ 박원웅이 새 라디오 프로그램 '청춘은 즐거워' MC로 허참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계에 데뷔했습니다.
MBC 라디오의 MC 겸 DJ였던 허참은 1976년경 MBC의 모든 프로그램의 진행자를 아나운서로 교체한다는 방침으로 실직하고 신발 사업을 하는 등 잠시 방송계를 떠났습니다. 그러던 중 TBC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7대 가수 쇼 MC로 TV 무대에 진출했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는 TBC의 간판 쇼 프로 '쇼쇼쇼' MC를 맡아 당대 최고의 MC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후 1984년부터 2009년까지 가족오락관 MC를 맡았고, 진행자 허참도 전국적으로 사랑받는 예능 프로그램이 되면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지금도 가족오락관 하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떠올리는 MC가 허참이라고 합니다.
허참이 진행한 가족오락관은 2019년 11월까지 25년이라는 국내 최장 연속 MC 기록을 유지했습니다. 이후 송해의 전국노래자랑 경연대회가 이 기록을 뛰어넘습니다.
그 외에도 허참은 도전 주부가요스타, 허참의 골든 가요쇼, 허참의 토크&조이, 전국 TOP10 가요쇼, 그리고 엄지의 제왕과 같은 프로그램의 MC를 맡았습니다. 강심장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허참의 오랜 방송 시간 동안 함께 한 여성 MC가 140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 결과, 허참은 MC계의 의자왕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허참은 이외에도 2017년 복면가왕에 출연했고, 2019년 1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SBS 아침연속극 '맛 좀 보실래요'에도 출연했습니다.
허참은 데뷔 전 음악다방(쉘부르)에서 DJ로 활동하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고 합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허참이 그녀에게 우산을 빌려준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고 합니다.